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교육과 취업을 바라보는 기준도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앞으로는 대학 졸업 여부보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순히 지식을 많이 알고 있거나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것만으로는 미래 사회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스스로 질문을 만들고, 새로운 시도를 통해 해결책을 찾으며, 변화하는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AI 시대에는 학력보다 실질적인 역량이 중요하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10월 16일 EBS 프로그램 ‘위대한 수업, 그레이트 마인즈’의 강연에서 AI 기술이 교육과 사회 전반에 미칠 영향을 설명했다. ‘AI와 새로운 자본주의 그리고 청년’을 주제로 진행된 이번 강연에서는 미래 인재가 갖춰야 할 능력과 노동시장의 변화가 주요하게 다뤄졌다.
최 회장은 앞으로 대학 졸업장이 반드시 필요한 조건은 아닐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았다. AI를 활용하는 능력 자체가 대학 교육을 받았는지 여부에 따라 크게 달라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가 강조한 것은 학력이나 성적보다 실제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다. 복잡한 상황에서 핵심을 파악하고, 적절한 질문을 던지며, 스스로 생각해 실행에 옮기는 사람이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는 공부나 대학 교육이 불필요해진다는 의미는 아니다. 학습을 통해 지식을 쌓는 과정은 여전히 중요하지만, 습득한 지식을 활용해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느냐가 성공을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미래 인재에게 필요한 6가지 능력
최 회장은 AI 시대에 중요해질 역량으로 다음과 같은 요소들을 제시했다.
- 문제 해결 능력: 주어진 과제의 원인을 파악하고 현실적인 해결책을 찾아내는 힘
- 질문하는 능력: 무엇이 필요한지 정확하게 정의하고 AI로부터 유용한 답변을 끌어내는 역량
- 사고력: 정보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분석하고 자신만의 판단을 내리는 능력
- 공감 능력: 다른 사람의 입장과 요구를 이해하고 협력하는 힘
- 적응력: 기술과 사회가 변화할 때 새로운 환경에 맞춰 대응하는 능력
-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 결과가 기대와 다르더라도 경험을 바탕으로 개선하고 다시 도전하는 자세
이러한 역량은 AI가 제공하는 결과물을 그대로 사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필요한 정보를 선별해 실제 성과로 연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앞으로 기업이 인재를 평가할 때도 학력이나 자격만 확인하기보다는 어떤 문제를 해결해 봤는지, 새로운 기술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하는지,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중요하게 볼 수 있다는 전망이다.
가르쳐 주는 지식을 익히는 교육에서 직접 만들어 보는 교육으로
최 회장은 기존의 교육 방식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해진 내용을 배우고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얻는 데 집중하는 방식만으로는 AI 시대에 필요한 역량을 충분히 키우기 어렵다는 취지다.
AI 기술은 발전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교육자 역시 모든 활용법과 가능성을 미리 알고 가르치기 어렵다. 이에 따라 학생들이 직접 AI를 사용하고, 여러 방법을 실험하면서 자신에게 맞는 활용 방식을 찾아가는 과정이 중요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AI를 이용해 간단한 프로그램을 만들거나, 생활 속 불편을 해결할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거나, 특정 사회문제의 원인을 분석하는 활동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런 경험은 단순히 사용법을 익히는 것에서 나아가 문제를 정의하고 결과를 검증하는 능력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된다.
최 회장은 모든 학생을 하나의 기준에 맞춰 평가하는 교육 시스템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산업화 시대에는 정해진 기준에 맞춰 우수한 인력을 양성하는 방식이 효과적이었을 수 있지만, 개인의 창의성과 다양한 역량이 중요해지는 환경에서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AI가 바꾸는 직장과 일하는 방식
AI의 확산은 교육뿐 아니라 직장 생활과 고용 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최 회장은 AI를 활용하면 이전보다 짧은 시간 안에 일정 수준의 업무 성과를 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에는 하루 근무시간 대부분을 투입해야 했던 업무도 기술을 적절히 활용하면 처리 시간이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그는 과거처럼 정해진 시간에 출근해 하루 일정 시간을 근무하는 방식이 앞으로도 동일하게 유지될지는 생각해 볼 문제라고 봤다. 생산성이 높아진 이후 남는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지는 개인의 선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일하는 형태 역시 다양해질 수 있다. 하나의 회사와 직무에 장기간 소속되는 방식 외에도 여러 프로젝트에 참여하거나, 자신의 전문성을 활용해 독립적으로 일하는 형태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AI로 업무 효율이 높아진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곧바로 근무시간을 줄이거나 고용 형태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기업의 운영 방식과 산업별 특성, 노동 제도 등이 함께 바뀌어야 하기 때문이다.
최 회장도 AI로 인한 변화가 급격한 해고 등 사회적 충격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기업과 사회가 적응할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을 언급했다.
청년에게 필요한 것은 정답을 찾는 능력보다 새로운 문제에 도전하는 자세
강연에서는 최 회장이 젊은 시절로 돌아간다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그는 창업에 도전해 한국이나 인류가 직면한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데 힘을 쏟고 싶다는 취지로 답했다. 식량 부족 문제를 예로 들면서 기존의 농업 방식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면 새로운 재배 기술이나 대체 식품을 개발하는 방법을 모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사례는 AI 시대에 요구되는 역량이 단순히 기술을 잘 다루는 능력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해결해야 할 문제를 발견하고, 기존 방식의 한계를 파악한 뒤, 새로운 접근법을 시도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물론 창업만이 유일한 선택지는 아니다. 직장이나 연구기관, 교육 현장 등 어느 분야에서 일하더라도 자신이 맡은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하려는 자세는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한국 사회도 AI 변화에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
최 회장은 이번 강연에서 AI를 사회 전반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AI 기술을 일부 기업이나 전문가만 사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더 많은 사람이 일과 학습에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다.
강연에서는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경제적 유인책과 AI 중심 사회의 구축, 한국과 일본의 에너지 분야 협력 등도 주요 주제로 다뤄졌다.
AI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그 혜택이 자동으로 모든 사람에게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교육 기회와 기술 접근성을 확대하고, 노동시장의 변화에 대응할 제도를 마련하는 과정이 함께 필요하다.
결국 이번 강연의 핵심은 대학 교육을 무조건 부정하는 데 있지 않다. 지식과 학력이 중요한 자산이라는 점은 유지되겠지만, 그것만으로 미래의 경쟁력이 보장되지는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AI를 직접 활용하고, 질문을 만들며, 문제를 해결하는 경험을 꾸준히 쌓는 것. 변화가 빠른 시대에 개인이 준비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응 방법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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