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마라톤 대회에서 20대 참가자가 결승선을 앞두고 숨진 사고 이후, 러너들 사이에서 고인을 추모하는 이른바 ‘애도런’이 확산하면서 온라인에서 논쟁이 일고 있다. 달리기를 통해 고인을 기리려는 행동이라는 의견과, SNS에 기록을 공개하는 방식은 유족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맞서고 있다.
SNS에 올라온 ‘남은 500m를 대신 달리겠다’는 추모
한 러너는 지난 16일 자신의 SNS에 고인을 추모하며 달리기를 했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렸다. 게시물에는 자신의 러닝 기록을 캡처한 이미지와 함께 애도의 마음을 전하는 글이 담겼다.
특히 결승선을 약 500m 앞두고 세상을 떠난 고인을 언급하며 “남은 500m 우리가 마저 뛰겠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겨 눈길을 끌었다.

이처럼 달리기를 통해 고인을 기억하고 슬픔을 나누려는 게시물이 등장하면서, 추모의 의미와 공개 방식이 적절한지를 두고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조용히 추모하면 된다”…SNS 인증에 비판도
일부 누리꾼들은 추모의 마음을 반드시 SNS에 공개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고인을 기리는 행동이 기록 인증이나 게시물 공유로 이어지면 추모보다 자기표현이나 홍보에 초점이 맞춰진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 고인과 개인적인 인연이 없는 사람들이 유족의 동의 없이 고인의 이름이나 사진을 사용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유족이 겪는 슬픔을 고려하지 않은 공개적인 추모가 오히려 상처를 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다.
특히 유족이 추모 방식에 관해 어떤 입장을 밝혔는지가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추모를 위한 행동이라도 당사자인 유족의 의사와 사생활을 존중해야 한다는 취지다.
“러너들만의 방식”…추모 문화로 보는 시각도
반면 애도런을 부정적으로만 볼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같은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달리기를 통해 고인을 기억하고 슬픔을 공유하는 것은 러너들만의 추모 방식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해외에서도 달리기와 마라톤을 통해 세상을 떠난 사람을 기리는 사례가 있다. 2022년 미국에서는 러닝 중 살해된 엘리자 플레처를 추모하기 위한 러닝 행사가 열렸다. 운동을 매개로 고인을 기억하고 공동체가 애도의 마음을 나누는 문화가 존재하는 셈이다.
일부 누리꾼들은 애도런에 참여한 이들이 반드시 관심을 얻거나 자신을 홍보하려는 의도를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모의 진정성을 게시물만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결승선 약 500m 앞에서 발생한 사망 사고
논란의 배경에는 지난 11일 서울에서 열린 ‘2026 서울레이스’ 하프마라톤 대회에서 발생한 사망 사고가 있다. 당시 20대 참가자가 결승선을 약 500m 앞둔 지점에서 쓰러져 숨졌다.
제공된 보도 내용에 따르면 고인의 정확한 사망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사고의 구체적인 경위와 원인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인 만큼, 추측을 사실처럼 받아들이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추모의 마음과 유족에 대한 배려 사이
이번 논쟁은 고인을 기억하는 방식이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달리기를 통해 슬픔을 표현하려는 사람도 있지만, 공개적인 추모가 유족에게 또 다른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사람도 있다.
추모의 진정성을 게시물의 형식만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동시에 선의에서 비롯된 행동이라 하더라도 고인의 사진과 이름을 공개하거나 유족의 의사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예상치 못한 상처를 남길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어떤 방식으로 추모하느냐뿐 아니라 고인의 존엄과 유족의 뜻을 함께 존중하는 일이다. 애도런을 둘러싼 논쟁은 온라인 추모 문화가 확산하는 가운데, 타인의 슬픔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계기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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